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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현시대 최고 논픽션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제시한 사회 이론은 경영, 정치, 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가 이 이론들을 직접 연구한 건 아니다. 오래 전에 나왔던, 혹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연구 결과를 '발굴'해 소개한다. 때문에 글래드웰은 사회 이론의 '고고학자'라고도 불린다. 

글래드웰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론 그 자체 보다는 그 이론을 설명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에 있다. 그가 쳐놓은 거미줄 안으로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대롱대롱 매달린 채 그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은 글래드웰이 출간한 책 5권, '티핑 포인트', '블링크', '아웃라이어',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뉴요커 등에 기고한 짧은 기사들을 모아 놓은 컬렉션), '다윗과 골리앗' 에 소개된 개념들이다. 모두 한국말로 번역됐다. 


 
1. 유행은 소수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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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어떤 사람? 그는 세 종류의 사람이라 했다. 메이븐, 커넥터, 세일즈맨. 

허니버터칩을 예로 들어보자. '메이븐'은 전문가다. 메이븐은 과자를 좋아하며 새로 나오는 과자를 거의 모두 맛보는 '과자광'이다. 주위 사람한테 과자순이 혹은 과자돌이라 불린다. 메이븐이 허니버터칩을 먹더니 맛있다고 주변에 추천하기 시작한다. 혹은 SNS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유행은 그것만으론 안된다. '커넥터'라는 부류의 사람이 필요하다. 커넥터는 한 마디로 마당발, 사회 관계망의 허브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SNS에서도 팔로워가 엄청 많으며, 현실에서도 엄청난 지인과 친구를 거느리고 있다. 

메이븐이 여차여차해서 커넥터에게 허니버터칩을 추천한다. 커넥터는 과자를 맛보더니 "와 맛있다" 감탄한다. 그는 자기 페북에 '허니버터칩'을 올린다. 엄청난 '좋아요'가 달리면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그룹은 세일즈맨이다.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 돌아다니면서 아이디어나 상품을 소개하는 그룹이다. '허니버터칩'이 몇몇에게 인기를 끌자, 어떤 기자가 그 움직임을 포착해 '허니버터칩 선풍' 이렇게 약간은 과장해 보도한다. 이때 이 기자가 '세일즈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 1만 시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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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를 마스터하기 위해선, 적어도 1만 시간은 투자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하루에 3~4시간씩 투자하면 약 10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원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이 체스 선수와 테니스 선수를 연구해 내놓은 이론이다. 




3. 머리가 좋은 것보다, 기회가 좋아야 한다




두뇌 지능 자체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머리가 좋아도 성공 못한 사람이 많다. 중요한 건 기회다. 

글래드웰은 빌 게이츠의 예를 든다. 빌 게이츠는 우연히도 어렸을 때 인근 대학에서 컴퓨터를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건 게이츠의 지능이나 노력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4. 얇게 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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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썰기(thin-slicing)'는 우리가 무언가를 수초만에 직감적으로 판단함을 뜻한다. 이 판단은 옳을 때도 틀릴 때도 있다. 정말 '숙고'해서 판단하는 건 우리 삶에서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경우도 보통 두려움과 망설임의 표현일 때가 많다.  



5. 조종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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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웰은 항공기 조종실 내 기장과 부기장 간의 대화 방식이 항공기 사고와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0년대 '대한항공'을 예로 든다. 이때 대한항공 사고율이 어느 항공사보다 높았는데 이는 파일럿 간의 경직된 의사소통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6. 프라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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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존 바(John Bargh)가 제시한 이론이다. 즉 '프라이밍(priming)'은 특정 방식의 미묘한 암시를 받으면,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노인에 대한 글이나 단어를 읽은 후엔 갑자기 평소보다 느리게 걷는 식이다.  



7. 깨진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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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창문' 이론은 뉴욕 지하철 범죄율 연구에서 나왔다. 지하철 내에 낙서를 없애고 깨진 창문을 수리했더니 범죄율이 낮아졌다는 실제 통계에서 나온 이론이다. 

'깨진 창문'은 아무렇게 행동해도 된다는 암시를 사람들에게 주고, 이는 범죄로 이어진다. 창문을 수리하고 주변을 깨끗이 하면 이 환경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즉 환경의 작은 변화가 행동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8. 큰 연못의 작은 물고기보다,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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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공하려면 큰 우물에서 놀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래드웰에 따르면, 좋은 학교나 회사에서 그저그런 인물이 되느니, 덜 좋은 학교나 회사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게 그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고 한다. 

미국에선 아이비리그에 간 이들보다, 중위권 대학에 간 이들 중 좋은 학자들이 많이 배출됐다고 한다. 아이비리그에 가면 뛰어난 동년배들에 짓눌리게 되고, 그러면 자신의 잠재력을 못 피우고 쉽게 좌절한 후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곳에선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며 계속 전진하게 되고, 결국엔 이 '계속된 전진'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9. 1~2월생이 11~12월생보다 스포츠에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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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북미리그 아이스하키 선수들 생년월일을 조사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2월생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주 어렸을 때 시작된다. 

어린 시절, 학년 단위로 아이들을 나눈다. 즉 특정 해에 태어난 1월생부터 12월생을 한 학년으로 묶는다. 성인이 되면 상관없지만, 5,6살 때는 1월생과 12월생의 신체적 차이는 크다. 1월생은 12월생보다 체구도 좋고 힘도 좋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며, 이게 계속 쌓여서 마침내 10년 정도 지나면 큰 기량차를 보이게 된다는 이론이다. 

글래드웰의 이 주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학부모들이 일부러 아이를 학교에 1년 늦게 보내는 유행까지 낳았다. 

'작은 유리함'이 나중에는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다. 



10. 들러 붙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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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우리 마음 속에 각인되려면 어떤 특정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용이 오래 기억나게 만드는 '들러붙기 요인(Stickiness Factor)'을 설명하기 위해 글래드웰은 어린이 TV 프로 '세서미 스트리트' 예를 든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아이들에게 메시지가 '착착 달라붙게' 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썼고, 그것은 프로의 대 성공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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